세상을 품은 하늘, 은둔의 길을 걷다

협곡이 내려다 보이는 뷰포인트, 잔시카르와 인더스강이 만나 하나가 된다 ©김진홍
협곡이 내려다 보이는 뷰포인트, 잔시카르와 인더스강이 만나 하나가 된다 ©김진홍

시간이 흘러도 가슴 뛰는 만남이 있다. 인도는 특별한 여행지다. 처음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여행이 삶의 업이 되고 있다. 오지로 향하는 여정은 언제나 즐겁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라다크. 만년 설산을 거닐고 있는 원초적인 자연 속에서 오래된 티베트 왕국의 흔적을 걷는다.

인도 북부 라다크의 수도 레(Leh)는 해발 3,400m에 위치한다. 델리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소요된다. 만년 설산과 호수를 품은 메마른 고원이다. 햇빛이 강하지만 고도 때문에 서늘하다.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고산병에 유의해야 한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 분쟁지역인 잠무, 카슈미르도 인접해 있어 곳곳에 군사시설이 있다. 라다크는 초기 불교가 시작된 이래 번성했던 티베트 왕국이었다. 마카밸리(Markha Valley)는 수도인 레에서 인더스 강 남쪽에 있는 산맥을 잇는다. 인더스 계곡과 스톡 지역을 가르는 고립된 오지 협곡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 캉야체(6,400m)는 등반가들의 도전을 부른다. 깊은 산중의 목가적인 마을과 불교사원, 깊은 계곡과 고개를 넘는 마카벨리는 라다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지 트레일이다. 마카밸리에는 20여 개의 마을들이 있다. 자연에서 자급자족하며 순수한 삶을 살아간다. 여행 시즌이 되면 일상에도 변화가 온다. 짐을 운송하는 일은 주된 수입원이다. 트레커들은 4박 5일간 고원에서 캠핑을 한다. 바람의 타르초가 휘날리는 업의 고개 콩마루 라(Gongmaru La)를 넘는다. 무공해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곳. 가까이 보기 위해 망원경이 필요할까? 밤이 되면 무수한 별들은 소리 없이 내려앉는다.
 

# 사람과 자연을 잇는 길. 칠링-스키우 [8㎞/3h)]

차량은 잔시카르강을 따라 협곡 속으로 달린다. 강 사이를 연결한 와이어 줄에 매달려 건너야한다.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 곳이다. 티베트 불교의 룽다와 마니석 돌들이 곳곳에 있다. 산중의 오아시스 첫 야영지 스키우, 문명의 혜택과 떨어져 있지만 부러울 것이 없는 특급 휴식처다.
 

# 동물과의 교감, 하나되는 길. 스키우-마카 [20㎞/8h]

계곡을 따라 20여㎞ V협곡을 걸어야한다. 조랑말들은 각자의 짐을 짊어진다. 강물은 흙을 쓸어내 혼탁하다. 바람이 많은 고원이어서일까? 산군의 바위들은 오랜 시간 침식작용으로 다양한 모양새다. 조각품을 얹어 놓은 듯 커다란 암봉이 눈에 띈다. 비가 오면 산사태도 종종 일어나는 곳이다. 너덜지대를 통과할 때 유의해야 한다. 크고 작은 돌탑 초르텐과 룽다. 종교는 척박한 환경에서 의지할 수 있는 믿음이다.

당나귀가 홀로 있다. 무리들을 놓친 모양이다. 배가 고픈지 풀을 뜯는다. “꺼억꺽 꺼억꺽” 울음소리가 크다. 마부에게 호되게 혼이 난다. 눈치가 빠르다. 자기 대열을 찾아 부리나케 달린다.
 

# 야생화, 바람의 화원. 마카-타춘체[15㎞/7h]

고산증세는 두통과 식욕부진을 유발한다. 기압이 낮아지고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여러 증세가 나타난다. 수분을 자주 섭취해야한다. 가장 높은 마을 한카(Hanka. 3,895m)를 지난다. 산중의 평화로움이 있는 곳이다. 초록의 풀들과 노란 들꽃, 원색의 풍경화다.

등산화를 벗고 서로 팔짱을 낀 채 조심조심 강을 건넌다. 무릎까지 차오는 곳은 물살이 세다. 뒤따르는 조랑말들은 아랑곳없이 성큼성큼 건넌다. 여러 번 길을 오갔을 것이다. 목을 축이는 여유도 있다. 바람에 깎인 바위들은 멋진 조각품이 되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까 조심스럽다. 스님도 함께 걷는다. 곰파(티베트 사원)에 가는 중이라고 한다. 어떻게 깊고 높은 산중에 사원을 만들었을까?
 

라다크의 수도 레의 중심가, 트레킹 전 고산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진홍
라다크의 수도 레의 중심가, 트레킹 전 고산에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진홍

# 하늘, 바람과 별. 타춘체-니말링 [7㎞/6h]

당나귀 무리가 사람들을 앞서간다. 숨을 “식식”거리며 앞만 보고 걷는다. 오지의 동물들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간다. 캠프에 도착하고 임무를 마치면 방목을 한다. 자유롭게 실컷 먹도록 배려한다. 체력적인 여유가 있다면 니말링 캠프에서 캉야체 베이스캠프까지 다녀 올 수 있다. 왕복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산 위의 호수를 지나고 캉야체 설산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콩마루 라 고개도 맞은편에 보인다.

함께하는 스탭들이 있다. 티베트 가이드, 요리팀, 마부, 말과 당나귀도 25마리나 된다.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함을 느낀다. 미리 도착해 텐트와 식당, 화장실까지 마련된 캠프를 구축한다. 추위와 바람을 피하고 여행자들은 하나가 된다. 작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는 곳, 지금 행복한 곳이다.
 

# 콩마루 라 고개(5,150m), 삶의 방향을 보다. 니말링-콩마루 고개-레(7㎞/7h]

가장 높은 고개 콩마루 라를 넘는다.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라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는 말에게도 힘든 날이다. 얼굴을 쓰다듬으며 위로한다. 여름이 되면 유목민들은 초지를 찾아 이곳까지 올라온다. 기온도 많이 떨어졌다. 일행들은 고산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조랑말들은 씩씩하게 잘 걷는다. 마루에는 오색의 타르초가 휘날린다. 준비해간 타르초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의 소원을 담았다. 여행을 하면서 다양함을 경험한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 곳의 문화를 존중한다.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던 티베트 왕국을 상상한다. 마음 속에 깃든 평화에 합장을 한다. 하산길은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유의해야한다. 고도를 낮추면 불편했던 고산증세도 점차 사라진다.

산에서의 야영과 고소증세로 힘든 여정이었다. 레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한다. 스탭들과 짐을 옮기느라 애쓴 당나귀들. 모두가 하나가 되었던 길이었다. 여행은 경험과 비용만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여정을 마치고 마음속에 그리움이 남는 길이라면 진짜 여행이다.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의 마음가짐! 자연이 주는 울림을 들으면 행복해진다. 다시 여행을 떠나야하는 이유가 된다. 마카밸리 트레킹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 여행 적기 : 6월 중순 ~ 10월 중순

· 트레킹 : 4박 5일 / 총 65㎞ / 캠핑

· 여행 안전 : 고산병에 유의하며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무리하지 않는다. (최고 고도 : 콩마루 라 5,150m)

저작권자 © 생활체육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